
[슬기로운 교수생활] 정경혜 교수 인터뷰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홍보대사 파람은 교수님들을 인터뷰하는 슬기로운 교수 생활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임상 약학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 정경혜 교수님과 함께했다.
다음은 정경혜 교수님과의 일문일답이다.
▶연구실에서의 정경혜 교수
Q. 안녕하세요 교수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에서 임상약학, 임상약물치료학, 기초약무실습, 6학년 약국 실무 실습 등을 담당하고 있는 정경혜 교수입니다. 교외에서는 한국 약사 교육 연구 회장으로 활동하며 약제학 저서를 쓰기도 했고, 현재는 한국 임상약학회 부회장으로서 활동 중입니다. 또, 여러분이 6학년 실습 때 받게 될 ‘약국 실습 가이드’에 저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약사회에서도 활동하며, 3년 동안 약사 교육 연수원장을 맡으며 사이버 연수의 교육 프로그램 기초를 다졌습니다.
Q. 최근 지역약국 약사의 처방 중재 활동 평가, 약학대학 학생들의 약국 실무실습에 대한 연구 등 약국 약사에 대해 많은 연구 및 자문을 하고 계신데요, ‘임상약학’이란 무엇인지, 교수님께서 연구하고 계신 분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A. ‘임상약학’이란, 치료 현장에서 환자에게 약을 효과적이고 부작용 없이 잘 쓸 수 있는 방안에 관해 연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넘어가 처음 실습을 했는데, 그때 실습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국내로 임용되어 온 지금, 실습과 관련해 ‘프리셉터와 학생들의 인지 차이’, ’임상에 대한 약물 연구’, ‘지역약국의 처방전 관련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임상약학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 예비 약사들이 학생 시절부터 어떤 준비를 해두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5학년 때 배우는 과목인 ‘약물치료학’을 열심히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기초적 내용을 잘 배워두면 6학년 실습 때 잘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는 이런 지식이 있어야 나중에 약사가 되었을 때 건강기능식품처럼 보조적인 것에 휘둘리지 않고 약사로서의 전문성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공부 외에도 실제로 임상 현장에 나가 실습해 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것들을 접목하고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저절로 예비 약사로 잘 해 나가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많은 학생들이 지역약국 근무를 희망하는데, 지역약국 약사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역량에 대해 알려주세요.
A. 약국을 경영하거나 근무할 때 받는 금전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환자를 도와주며 가끔씩 오는 보람이나 자부심이 약사로서 일하게 되는 중요한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어떤 고객이 약국에 오더라도, 이 사람이 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경청해 주세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어떻게 잘 치유할 것인가에 집중하며 소통하게 됩니다. 노인 환자 역시 특히 그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미국 약사 자격(RPh)과 약물치료학 전문약사(BCPS) 자격을 모두 취득하셨는데요, 이러한 경험이 교수님께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미국에서의 임상 경험이나 자격 취득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미국에서 친 약사 자격 시험을 준비하며, 임상에 더더욱 흥미를 가지고 제 실력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전문약사 자격(BCPS) 역시 시험을 봄으로써 임상적 지식을 갖고, 나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영향이 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기억에 남는 일로는 미국에 있을 당시 환자가 왔을 때 last name(성)이 각자 달라 어려웠던 것, 의사가 필기체로 약품명을 써서 알아보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미국에서도 약사로 활동하신 이력이 있으시던데, 해외에서 약사로 활동하는 것은 국내와 어떤 차이점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30여년 전의 경험이라 지금은 조금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 당시 미국에서는 약사가 예방접종도 할 수 있었고, 보다 전문적인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역 약국 약사들은 정해진 용법을 조정하는 등의 일을 하지 않았기에, 전문가라는 느낌보다는 약국 운영자, 조제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있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앞으로 ‘전문약사’ 제도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운영하는 약사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해외 약사 역시 체인 약국 등에서 굉장히 힘들게 일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일하는가에 따라 다르기보다도 환자를 대하는 약사로서, 환자를 위하는 사명감을 가지다 보면 어느 곳에서든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최근 약학 교육에서 실무 중심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효과적인 실무실습의 방향성과, 교육자로서 실습생들에게 가장 강조하시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학생들이 집과 가깝거나, 한가로운 실습 약국만을 조금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습은 자신이 가진 지식을 응용하는 단계입니다. 즉, 어떤 곳을 가 어떤 경험을 하는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실습을 열심히 참여하며,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실습에 갔을 때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시키는 것 외에도 실습을 통해 배운 것을 능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활동을 또 따로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임상약학 분야의 발전과 함께 약사의 역할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향후 약사의 직능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시며, 이를 대비해 학생들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약사는 단순한 조제 업무가 아닌 환자와의 대면을 통해 환자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전문적인 지식으로 환자를 대하면 약사의 직능이 발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약사는 상황별로 의사, 간호사와도 굉장히 자주 협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며 잘 협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AI를 많이 사용하는 요즘,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로서 정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 밖에는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발생 시 공공 보건 분야에서 약사의 역할, 약물 남용 및 마약 문제에 대한 교육 등에서 약사의 직능들이 발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직능 발전 방향에 맞춰, 핵심역량의 경우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첫째, 상황에 따라 전문 지식을 유연하게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환자 치료에서는 기본적인 치료 원칙을 우선 적용하고, 필요에 따라 ‘근거 기반’으로 보조제나 건강기능식품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번째는 소통 능력이 중요한데, 가장 먼저는 환자를 잘 이해하고 들어주는 것이 첫 단계이며, 의사 및 여러 협력자와 잘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는 환자를 고치는 전문적인 약사로서 갖는 ‘윤리와 책임의식’이 중요한 핵심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수로 재직하시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학생들이 제 강의를 잘 들어주고 재밌다고 해 줄 때 가장 보람됩니다. 약물 치료학처럼 어려운 과목에 대해 최대한 쉽게 강의하려고 노력하는데,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잘 받아들여 줬을 때 보람됩니다. 또 지방으로 강의를 나가게 되면, 각 지역에 우리 학교 졸업생 약사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는데, 가르치던 학생들을 다시 만난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 박사 과정생으로 들어온 두 약사님 모두 교수로 임용되어, 후배 양성에 있어 뿌듯했습니다.
Q.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으신가요?
A. 1학년 때 잠깐 휴교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이대 앞의 그린하우스라는 빵집에서 동기들과 모여 스터디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 제가 재학 중 국악반이었는데, 지도 교수님이 문경 쪽에 사적을 가지고 계셔서 그곳에 가서 연습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외부서클로 독서 서클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외부 학교 친구들과 만나 다양한 인연을 쌓았던 것도 좋았습니다.
Q. 마지막으로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몇 가지 살아오며 느낀 것을 공유해 주고 싶습니다. 첫째는 제가 학교를 다닐 당시에 공부를 열심히 해도 매번 시험을 보고 나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어 무슨 소용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대학 교수님이 그런 저에게 ‘콩나물 시루에 물을 부으면 물은 다 빠져나가도 콩나물은 자란다’고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또한 많은 실습과 공부 속에서 힘들겠지만, 이것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사’로서의 기초과정이 될 것이고, 없어지지 않는 자산이 될 것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둘째로, 제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자’ 입니다. 최근에 학생들이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물론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해도 되지만, 저는 어떤 일에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것이 좋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고민만 하기보다는 어떤 일이든 내 삶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많은 것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은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공부 외에도 여러 활동을 통해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중인 정경혜 교수님
바쁘신 와중에 파람과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신 정경혜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계속되는 슬기로운 교수생활 시리즈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취재/ Pharam 3기 서정원 (약학부 2학년)
Pharam 3기 윤시원 (약학과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