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교수생활] 오경수 교수 인터뷰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홍보대사 파람은 교수님들을 인터뷰하는 슬기로운 교수 생활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비대칭 촉매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오경수 교수님과 함께했다.
▶연구실에서의 오경수 교수
Q. 안녕하세요 교수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현재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에서 약품화학과 제약공정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오경수 교수입니다.
Q. 제약 공정 기술이라는 분야가 조금 생소한 학생도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제약공정기술은 약을 제조할 때 필요한 합성 공정 기술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전통적으로는 플라스크에서 유기화학 반응을 통해 약을 단계별로 합성하고 분리와 정제를 거쳐 완성했지만, 요즘은 이를 고열이나 유해 화학물질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자동화 방식으로 개선해가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API(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를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방식으로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전공하신 유기화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유기화학은 비유하자면, lazy scientist의 학문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유기화학은 처음에 기초만 단단히 해 놓으면 조금씩 진보를 이루어 낼 수 있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새로운 것이 나오는 게 아니라, 단계별 진보 과정을 거치면서 높은 성취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꾸준히 공부해야 하지만, 기초만 튼튼하면 다양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고 적용할 수 있는 학문입니다.
Q. 교수님께서 학창시절 처음 유기화학을 접하셨을 때는 어떠셨나요?
A. 처음에 저는 유기화학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량도 많고, 정리된 자료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죠. 당시에는 무기화학이나 물리화학을 좋아했는데, 대학원 진학 시 담당 교수님께서 오히려 유기화학 분야를 추천하셨습니다. 유기화학은 학문적 흐름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제가 유기화학의 기초가 튼튼하고 이해도가 높아 이러한 스토리 라인대로 공부하고 있다고 하셨죠.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돌이켜 보니 시간을 쏟고 공부하는 사이 저도 모르게 유기화학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Q. ‘비대칭촉매연구실’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주로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A. 박사까지는 천연물 전합성을 연구했지만, 교수가 되고 나서 새롭게 비대칭 촉매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연구자는 보통 10년에 한 번씩 실험실 프로젝트가 바뀌는데 미국에서 첫 10년 간은 전통적인 비대칭 촉매 반응을 연구했고, 이후 한국에 돌아와 소량의 비대칭 촉매 활성을 높이기 위해 10년간 산소를 이용한 산화반응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들을 통합해 촉매 기반 반응을 활용한 연속공정기술 (CMT, Continuous Manufacturing Technology)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Q. 올해도 다수의 논문을 출판하실 정도로 연구활동이 활발하셨는데, 앞으로의 연구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연구 목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연구 과제와 프로젝트를 10년마다 전환하며 나아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안에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각자의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완성하여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실험실은 모든 학생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할 수 있도록 제가 전임하여 지속적으로 밀착 지도하고 있습니다.
Q. 메타리셉톰 제어 연구센터가 중앙대학교 최초의 선도연구센터로 선정된 데 이어, 장기간 국가지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셨는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 처음에 3년간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2015년부터 총 130억원의 지원을 받아 중앙대 최초의 선도 연구 센터가 되어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처음에는 학교의 지원 시스템도 부족했고 다수의 연구자들 간 공통된 연구 영역의 조율도 쉽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10년 동안 함께 연구하고 협력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연구 성과도 창출할 수 있었고, 올해 2월 28일까지 성공적인 사업 마무리를 통해 대외적으로 중앙대와 우리 약학대학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오랜 기간 해외에서 학문적 커리어를 쌓으셨는데,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해외 경험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한국 바깥의 시스템과 문화를 직접 경험해야 애국심도 생기고, 세계적인 시야도 넓어집니다. 다른 세계에 나가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고 공부해 보면 더 많이 느끼고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교수로 재직하시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졸업 후 다시 실험실을 찾아와 후배를 리크루팅 하거나, 학회에서 만났을 때 자신 있게 현재 위치를 말할 때 참 뿌듯합니다. 저희 실험실은 밀착 관리 시스템이라 힘들기도 한데, 오히려 그런 집중적인 지도가 회사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되더라고요.
Q.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으신가요?
A.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시절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친구들과 다양한 추억을 쌓았고, 무엇보다도 그 시절 중요했던 입시에 대해 제가 부담을 갖지 않아서인지 나의 학창 시절 기억은 공부를 안 하던 고등학교 때가 제일 행복했습니다. (웃음) 유학 시절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교류하며 연구를 했지만, 인간적 교감은 한국에서의 학창 시절 때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Q. 연구 외의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시나요?
A. 나만의 시간을 2~3시간 정도 가지는데 주로 유튜브 시청을 합니다. 요즘은 Chemistry, science channel, 일본이나 한국 맛집, 에일리언과 같은 미스터리 이야기 등등 관심 있는 것들에 대해 다양하게 시청합니다. 그전에는 영어, 일어책 등 흥미로운 주제의 책들을 많이 읽었는데 요즘에는 다양한 유튜브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Q. 마지막으로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하고 싶은 걸 해라!’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 학창 시절만 돌이켜 봐도 정말 하고 싶은 걸 했던 것 같습니다. 또, 같은 대학에 입학해서 같은 출발선 상에 선 학생들이므로 엄청나게 특별한 것을 시도하지 않는 이상 평균적인 일들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것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긴 시간 인터뷰를 마치며 환한 웃음을 보여주신 오경수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어지는 슬기로운 교수 생활 시리즈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취재/Pharam 3기 지승헌 (약학부 3학년)
Pharam 3기 서정원 (약학부 2학년)